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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Jan 18. 2023

시간을 쌓아두고

시간을 쌓아두고



시간의 무게보다

마음의 질량이 커질 때가 있다


아직 담길 수 없는 때에

욕심만큼 커다란 것을 넣다 보면

그것이 목구멍으로 넘어가기도 전에

숨이 막힐 수도 있다


순간순간의

시간을 쌓고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공을 들여

하늘의 문을 열어보자


결국 모든 것들의

처음

지금 이 순간부터

문은 열리고 있다.



 

아침마다  그날 날씨나 기분에 맞춰 음악을 틀어놓는다.

오늘은 어제 늦게 잠든 탓에 몸이 무거워 흥겨운 팝송을 틀었다.

그랬더니 우리 두 똥그리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시작했다.

문제는 아름다운  이 장면이 실제로는 너무 우스운 장면이 되어버렸다.  

왜냐하면 우리 똥그리들의 머릿속의 춤선을 몸이 못 따라가고 있었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머릿속의 춤선이 화려할수록 현실에서는 우스꽝스러운 몸짓이 된다.

그런데도 그 모습에 한없이 예쁘고 행복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아 나도 덩달아 밥 먹다가 셋이서 춤을 추었다.


예전에 함께 살던 한의사 친구가 처음 한의원을 개원할 때였다. 그때 내가 생각하던 돈의 단위는 천만 원대가 전부였다. 25년 전쯤이니까 천만 원 대도 큰돈이었다. 그때 친구는 부모님 도움 없이 개원을 준비하느라 억대대출을 받았었다. 당사자보다 곁에 있던 내가 손이 더 떨렸었다. 오히려 친구는 너무나 평온한 얼굴이어서 어떻게 그렇게 담담하냐고 물었더니 그 친구가 말하길 "진인사대천명이야. 난 이 말을 좋아해. 난 내 최선을 다하면 돼. 이루고 안 이루고는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것이고."


이십 대 중반에 나는 내 인생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그 최선이라는 것이 올바른 방향을 가지고 있는지 친구를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생각한 대로 모두 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루려면 그만큼의 시간이 몸에 쌓여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1월에 여러 가지 제안들이 왔다.

그중에 하나가 인터넷에서 그림과 굿즈상품을 판매하는 곳인데 거기서 내 작품을 가지고 굿즈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캔버스 액자나 다른 것은 안 만들기로 하고 핸드폰 케이스만 제작하기로 했다.

감사한 일이다. 내 그림으로 핸드폰 케이스를 만들면 어떻까 생각하면서 어플을 깔아서 하나 제작해 봤다. 한 김에 티셔츠도 제작해 보고 입어봤다. 다음엔 좀 더 세밀하게 디자인을 첨부할 수 있는 곳에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 작품으로 패션쇼도 해보고 싶다.

우선 진인사 하고 그다음 대천명 해보기로 마음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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