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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Jan 25. 2023

당신의 마음

당신의 마음

북적거리는 웃음소리

소곤거리던 이야기들이 멈춘

다시

혼자가 된

당신의 거실 한편에 

한아름 꽃을 둡니다


이른 새벽

고요히 잠든 거리와

아직 차가운 소파 한 자락

부엌 언저리 

탁자 위에


당신의 마음 보듬어줄 

따뜻한 꽃을 꽂아두고

어제의 웃음이 

오늘도 이어지길

기도합니다



연휴 내내 시누이 댁에서 지내면서 함께 이야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지내다 왔습니다. 

아이들은 오래간만에 고모의 사랑과 형이라고 하기엔 나이차가 많은 사촌형의 관심을 듬뿍 받고 돌아왔습니다. 

어제는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갔다가 길가에서 꽃을 파는 분에게 장미 한 다발을 사서 시누이 댁 식탁 위에 꽂아두었습니다. 시누는 너무 예쁜 꽃이라며 꽃병에 꽂고선 오며 가며 향기도 맡으시고 색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색이라며 칭찬일색입니다. 

절약하는 것, 아끼는 것 좋아하시는 시어머니께서 그런 곳에 돈을 썼다고 뭐라 하실 줄 알았는데 의외로 꽃이 예쁘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아마도 손님 치르느라 애쓰는 딸이 좋아하니 어머님도 덩달아 좋으셨던 거겠지요. 

함께 하는 동안 식사도 함께 준비해서 먹고 간간히 산책도 하고 지냈더니 돌아오는 길엔 아이들이 많이 아쉬워했습니다. 일 년에 한두 번 이렇게 명절이라도 얼굴 보고 함께 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꽃은 신비한 마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눈이 즐겁게 갖가지 색을 가지고 있고, 은은한 향이 공간 가득 포근한 느낌을 주며, 감사의 마음을 담기에도 아쉬운 마음을 담기에도 참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누군가의 뒷모습이 꽃과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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