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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Jan 25. 2023

바람이 불건 말건

바람이 불건 말건




바람이 불건 말건

가을이 지나건 말건

겨울이 오건 말건

따뜻한 햇살에

헤진 마음을 널어두고 싶다


무심한 빛 그림자 속에

그리운 사람

아쉬운 마음

정오의 태양아래

바스락거리며 타버리면


철새 따라 지나가던 바람이

다 날려버려 주겠지


바람이 불건 말건

봄이 오건 말건

햇살아래

낡은 마음

말려두고 싶다



연휴 내내 놀고 온 것 같은데 오늘은 하루종일 누워만 있고 싶은 마음입니다.

시댁에 있을 때는 하나도 그립지 않았던 친정집이 보고 싶기도 하고

친정집 마루에 깃든 햇살에 망중한을 즐겼던 어느 오후들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어제 늦게 올라오니 수도가 얼어서 오늘은 신랑이 월차 쓰고 사람을 불러 일을 했습니다. 아빠가 집에 있으니 아이들도 어린이집을 가지 않겠다고 해서 연휴의 연장처럼 집이 북적북적합니다.


잠깐 혼자서 겨울 햇살을 즐겨보고 싶습니다.

바람이 차가워도 양지바른 곳에서의 망중한은 따뜻한 한 낮을

선사해 줄 것만 같습니다.

손 하나 까딱하기 싫은 오늘의 우울은 첫째의 축구사랑으로

조금 빨리 회복되었습니다.

엄중설한에도 운동장에 가서 축구를 하자고 조르는 첫째 똥그리와 함께

차가운 겨울 한복판을 신나게 달렸더니 하루종일 무거웠던 납덩이같던 몸이

조금 가벼워졌습니다.

연휴가 길면 길수록 몸이 무거워질 것 같아 내일부터는 다시 정신도 단도리하고

우울감도 오지 못하도록 몸을 더 움직여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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