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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Jan 30. 2023

누구에게나 그리운 집 하나가 있다

누구에게나 그리운 집하나가 있다

누구에게나

잠 못 드는 새벽녘

깊은 어둠 속

반딧불이 같은 불빛을 품은

집 하나 있다


친구도 오지 못하고

엄마도 오지 못하고

오직

나만이 열 수 있는 곳


마음속

깊숙한 곳에 있어

비바람이 몰아치는 밤이나

날카로운 말들로

여기저기 상처가 난 날들 중에

홀로

희미하고 아늑한 불빛으로

조용히

나를 기다려주는


그리운 집 하나가

있다




물리학 강의를 듣다 점묘법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 날이 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인간의 몸이나 자연에 있는 꽃과 식물들도 사실은 작은 세포들의 덩어리로 형태를 갖추었다기보다는 통으로 모여있다는 것입니다.

메트릭스 영화를 보면 접속된 세상은 입자들이 모였다 흩어지며 형태와 모양을 바꾸는데 그렇게 모든 물체는 형태를 이루는 작은 덩어리들의 합인 거죠.


오늘은 겨울답지 않게 빛이 너무 예쁜 날이었습니다.

다시 봄의 시간으로 귀환하려는 신호 같기도 합니다. 

물리학에서 시간의 탄생은 우주의 빅뱅 이후라고 하더라고요. 

처음부터 있었을 것 같고 당연히 있어야 할 것 같고 없으면 어떻게 세상을 규정해야 할지 전혀 감도 잡히지 않는 시간이라는 것도 태어나고 죽는 게 가능하다는 이야기일까요?

시간도 태어나고 죽는 것이라면 우리도 그 시간이 태어나던 그 세계에서 같은 원소로 존재했던 어떤 생명체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시크릿의 원리나 끌어당김의 법칙을 이해할 때도 처음엔 그냥 마음속 주술정도로 여겨졌지만 우주와 만물이 기본 구성 원자가 같고 그것들이 시간이라는 낚싯줄로 연결된 하나의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상상을 한 번씩 해보게 됩니다. 

그냥 한낮의 지나가는 망상에 불과한 이야기지만 내 몸을 가지고 이리저리 생각에 생각을 하는 내 영혼은 실제 하는 것인지 아니면 생각이라는 구름 조각인지, 그 생각이라는 것을 끊임없이 해대는 내 혼이 실재하다면 실재하는 것들의 시간과 장소가 따로 있는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새는 투쟁하여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나아간다."

        - 데미안 -


우주의 빅뱅과 함께 태어난 시간 속에 봄과 여름과 겨울을 사는 우리는 결국 모두 각자의 집을 가지고 서로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요?

비록 때때로 우주에 나 혼자 동떨어져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종종 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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