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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Jan 31. 2023

그래, 이 맛이야

그래, 이 맛이야

햇살은

사르르 녹아내리는 

딸기맛 샤베트 


그래, 이 맛이야


여기저기 

땅을 뚫고 나오는 새싹을 

깨우는 박하맛 

바람


그래, 이 맛이야


손 끝이 간질간질

마음은 술렁술렁

발끝은 사뿐사뿐


그래

설레는 마음


봄이야



엊그제 겨울인 것 같았는데 요즘은 조금만 따뜻해도 봄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괜히 안 사던 옷도 기웃거려 보고 집안도 정리하고 싶고 예쁜 카페에 앉아 망중한을 즐겨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역시나 봄을 기다리는 마음 덕분이겠지요.


봄이 된다면 무얼 하고 싶으신가요?

살랑이는 치마를 입고 사뿐사뿐 걸어가면 오십 아줌마도 

봄처녀처럼 사랑스럽게 보일까요?

지나버린 시간 동안 수많은 봄이 지나갔지만 매번 새로운 봄은 

낯선 기대와 설렘으로 다가옵니다. 

봄이 온다면 우선 묵은 옷들을 정리하고 싶어요. 

두툼하고 무거운 갑옷 같은 옷들은 옷장 안쪽에 넣고 봄햇살 같은 

진달래 빛 옷들을 손이 닿는 쪽에 걸어두어야겠어요. 

그리고 집의 가구 배치를 바꿀 거예요.

이것저것을 이쪽저쪽으로 바꿔서 마치 새로운 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을 즐길 거예요.

그러고선 바구니 하나 옆구리에 차고 들판에 나가 먼저 나온 냉이며 

나물들을 캘 거예요.

다시마 육수를 내고 된장을 풀어 청양고추 송송송 썰어 

약간 칼칼한 냉이 된장국을 끓일 거예요. 

그렇게 겨울을 이겨낸 나에게 봄을 선물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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