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장독대는 햇살이 많이 들고 벌레들이 잘 안 생기는 곳에 만들어 놓는다. 음식 맛의 기본인 고추장, 된장, 간장이 있는 곳이라 엄마들이 신경을 가장 많이 쓰는 곳이기도 하다.
엄마는 간장독에 항상 새끼줄을 꼬아서 고추와 숯, 하얀 종이를 걸어두셨다. 병충해를 막는 용도였다.
장독대는 돌을 쌓아 약간 높이 두시고 항상 청결하게 하셨던 기억이 난다. 또, 아주 어렸을 때 엄마는 부엌이나 장독대에 정화수를 떠놓고 오늘의 안녕과 미래의 복을 빌곤 하셨다. 그리고 햇살이 나면 정화수 놓았던 자리에 고추나 호박, 가지 같은 것들을 말려 가을과 겨울의 먹거리를 대비하셨다.
생각해보면 얼마나 현명하셨는지..
항상 그날의 일들을 새벽에 기도하시고
내일을 위해 오늘을 알차게 꾸리셨던 것 같다.
올 1월 1일,
4시 55분부터 5분 단위로 알람 설정하고 미라클 모닝을 시작했다. 인생의 하루하루를 알차게 꾸리겠다는 멋진 계획이었다. 8개월이 지난 지금.
하루를, 미래를 멋지게 완성해보겠다는 의지는 어디 갔을까.
하루 한 장 그림과 글을 쓰며 황금 열쇠를 찾은 듯한 기분이 들었던 적도 있는데 요즘 가끔씩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곤 한다. 나를 온전히 불태운다는 것이 이렇게나 완성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걸 느끼고 있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하니 버겁기도 하다.
장독대에 널어놓은 고추는 뜨거운 햇살을 그대로 받아들임으로 노란 황금 씨앗을 얻게 된다.
나도 내가 하는 일이 진정 내 일이라는 것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하루하루 조금 더 완성되는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