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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Aug 16. 2022

맛있는 밥

너의 웃음을 버무려 행복을 맛보다

맛있는 밥

갓 지은 밥에

너의 웃음 버무려

저녁을 먹는다


매일 같은 하루

오늘도

어제와 다르지 않은 일상에서

닳아서 헤져버린

감정의 찌꺼기를 끌고

현관문을 열면


달달한 밥 냄새

코 끝에 달고

우당퉁탕 달려와

안기는 너


까칠한 껍질이

벗겨져나간다

무뚝뚝한 얼굴에

쩍쩍 금이 가면서

해사한 꽃이 피어난다


오늘  저녁도

밥이 달구나

재잘재잘 정신은 없어도

까르륵까르륵

네 웃음을 비벼먹으니

꿀맛이구나



7살 우리 첫째는 항상 아빠가 오는 시간을 묻습니다

다섯 살때 부터 항상 아빠가 오는 시간에 10분 앞서 대문 앞으로 나갑니다. 언덕배기에 있는 우리 집에서 보면 아빠가 퇴근하고 걸어오는 모습이 보이거든요.

3층 집에서 밥을 준비하다 보면 첫째와 둘째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아    ~~    빠!!!!!!!"

"아    ~~~ 빠~~!!!!"


별거 아닌데 밥을 준비하는 마음에 싸르르하고 온기가 퍼집니다. 빼빼 마른 신랑에게 주렁주렁 매달려 계단을 올라오는 아이들. 고된 하루를 보낸 서로를 응원하며 작은 포옹을 하고 저녁을 먹으면 밥이 꿀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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