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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Feb 02. 2023

봄 스토리

봄 스토리


어쩐지 겨울은 색을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잿빛 그림자처럼 굳어있었다

창문은 굳게 닫혔고

드나드는 이 없는 

대문 간 

처마 끝에서는 날 선 고드름만

햇살에 타고 있었다


그러다

바람

연한 노랑빛 그 바람이

뭉근하게 뜨뜻한 입김이

코 끝에 살짝 걸치면


색을 잃은 얼굴 위로

생기가 돈다


봄은 그렇게

코끝으로 온다


 



요즘 급하게 다이어트를 하는 중입니다. 

항상 하겠다는 마음은 앞섰는데 중간에 한 번씩 무너지는 바람에 그 끝은 폭식으로 마무리하곤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주는 독한 마음으로 다이어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별건 없고 소식하고, 저녁에 안 먹고, 밀가루음식 자제하고, 운동을 수시로 하는 중입니다. 

건강상으로도 해야 하지만 사실은 급한 불을 꺼야 하는 일이 생겼어요. 

다음 주 토요일에 서희갤러리에서 대사관 파티가 열리는데 드레스 파티 형식으로 열리는 겁니다. 

전 결혼식 때도 드레스 입는 게 별로 설레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엔 대사분들에게 제 작품을 어필할 수 있고 전혀 새로운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어서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됩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걱정되는 건 영어가 안된다는 겁니다. 

공부해야 지하는 마음만으로 미루고 미루던 일이 지금에 와서 아쉽습니다.

당장 소개하는 말이라도 외워야 할 것 같아 친구 신랑에게 번역을 부탁하기로 했습니다. 

신랑이 미국인이라 동영상으로도 만들어준다고 해서 그대로 따라서 해보려고요. 


비행기 안에서 옆자리에 외국인이 타면 인사말 몇 마디하고 무거운 침묵만 지켰던 날들이 후회돼서 영어를 꼭 공부해야지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안되더라고요. 

외워서 하는 영어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최대한 바짝 영어공부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오십에 매일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면서 지금껏 맡아보지 못한 다양한 향기를 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또 하나의 봄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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