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밥 먹여 어린이집을 등교시키고 나니 다시 곰이 청소년이 돼서 어깨를 짓누르더군요. 순간 지금 무슨 영화를 보자고 이렇게까지 하나 싶고 하루 한 장 그림을 하는 게 체력적으로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여기서 포기하지 못하는 건 지금껏 걸어온 걸음이 아까워서도 있지만 흘러가는 시간을 내 나름의 방식으로 알차게 엮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무거운 몸으로 누워있으니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그렇게 침대 속으로 파고들어 가다 보면 정말 그림을 못 그릴까 싶어 막상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니 또 좋습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니 이것도 운명인가 봅니다.
그리고 집중하는 시간이 좋습니다.
물론 어깨도 아프고 체력도 필요하지만 지금 그리고 있기 때문에 꿈도 꿀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며 감사히 오늘도 시간을 쏟아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