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아이들 등원시키고 집으로 가는데 편의점 앞에서 초콜릿 반값 세일한다는 광고를 봤어요.
결혼하고 첫 밸런타인데이 때는 수제 초콜릿 만든다고 온 집안을 끈적거리게 만들었었죠.
이후엔 괜찮은 수제 초콜릿 가게에서 예쁘게 포장해서 주었고요.
하지만, 결혼 10년 차.
이제는 반값세일을 하지 않으면 선뜻 손이 가지 않습니다.
원체 군것질을 안 하는 신랑이기에 더욱 사기가 어려운데 꼬박꼬박 화이트데이를 챙겨주니 반값세일을 핑계 삼아 하나 집어왔습니다.
꼭꼭 숨겨두었는데 똥그리들이 찾아내 이건 뭐냐며 입맛을 다셔서 밸런타인데이보다 이틀 앞서 신랑에게 초콜릿을 주었죠. 단건 싫은데 그래도 마누리가 주는 선물은 싫지 않다며 몇 개 까먹어보더라고요.
오래된 익숙한 사랑엔 절기처럼 돌아오는 모두의 기념일을 기억하는 것도 서로의 사랑을 기억하는 좋은 방법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너무나 식상하고 나와 무슨 상관이냐라고 생각했던 일들도 함께 나누다 보면 또 의미가 생깁니다. 오늘은 불현듯 인생은 하루하루 즐거울 거리를 찾는 과정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재미있는 상상을 하는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