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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Feb 15. 2023

청산에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어느 날 아침 불쑥

봄이 오는 재 너머

툴툴툴 느린 바퀴로 달리는

기차를 타고

길을 나서고 싶다


몽글몽글

꽃봉오리는 들판을

설렘으로 가득 채우고


종달새 혓바닥 같은

뾰족한 새싹들은

봄 길을 함부로 밟지 말라며

여린 창끝을 겨누겠지


빈가지 가득

헛헛한 산자락에

물길 트이면

푸르디푸른

청산에 살어리랏다



요즘 50호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처음엔 커다란 크기에 압도당해서 어떻게 이걸 채우나 고민만 하다가 

멀뚱멀뚱 세워두고 혼자서 끙끙 앓았습니다. 

그러다 더는 미루면 진짜로 못 할 것 같아서 어제부터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봄이 오는 포근한 그림을 그려보고 싶어서 따뜻한 색을 많이 썼더니 작은 서재 안에도 

봄이 온 듯 환해졌습니다. 

다음 주 트리마제 쪽 갤러리에 가져갈 그림 2점과 나중에 개인전을 하게 될 때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5점을 추가로 인화해서 내일부터 같이 작업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오늘은 송파여성문화회관에서 열린 굿짹 아트프렌즈 작가님들의 기부전시장을 잠깐 들렀습니다. 

작품마다 작가님들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품들이었습니다. 

수익금 전부를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기부를 한다니 더 감사한 전시회장이었습니다. 

그림 세팅하는 것 도와드리고 갤러리 관계자분과 통화하고 그림을 그리다 보니 어느새 아이들과 놀아줄 시간이 돼서 놀이터에 갔는데 볕 잘 드는 쪽 나무에는 벌써 봉긋봉긋 꽃봉오리가 차오르고 있었습니다. 

봄이 어느새 이렇게 왔는지 저도 모르게 살랑 사랑 마음이 간지러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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