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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봄
by
이혜연
Feb 27. 2023
나의 봄
계절이 맞닿는 자리
그늘진 추위는
향기로 감쌌다
여린 잎새는 두고
날카로운 하양과
앙칼진 진분홍
매섭게 져며진 꽃잎을
길섶 한 귀퉁이에 세워두고
먼저 오는
봄을 부른다
아침은 얼었고
밤은 아직 깊지만
향기에 서두른 봄은
이미
나에게 와 있다
가끔 봄이 오기 전부터 봄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냥 막연하게 봄이 왔으면 하는 그런 마음은 상상임신처럼 몸과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환상은 찬물 한 바가지에 현실을 받아들이게 하죠.
인생에서 확실한 무언가가 있기는 한 걸까요?
기대하고 고대하는 마음은 시간을 재촉하며 마음을 들썩이게 하다가 지나고 나면 허황된 기대에 나부끼는 종이인형처럼 흐트러지고 마는 것 같습니다.
어제 아이들을 데리고 어린이 대공원에 갔더니 벌써 홍매화가 서울에 상경했더라고요.
마른 나뭇가지들 사이사이로 물길이 다시 흐르고 꽃은 더욱 화려하게 세상을 빛낼 것입니다.
하지만 만개해서 비어있는 가지가 없어질 때쯤 비와 바람은 빽빽이 피어난 꽃을 떨어뜨리고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놓을 것 입다. 그때 우리는 결실을 맺은 자리와 비어버린 꽃자리를 함께 바라보게 되겠지요.
꽃이 없어지는 거니 허무하다고 해야 할까요?
열매가 왔으니 그 인연에 감사하다고 해야 할까요?
꽃과 열매가 하나이니 떨어지고 결실 맺음 또한 색즉시공이라고 해야 하는 걸까요?
만개하려는 봄 앞에서 이 어찌 허황된 말들인지...
공연히 마음이 허한 봄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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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마음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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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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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매일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읽는 마음을 그리는 작가 난나입니다. 하루 한장 그림을 매일 하고 있어요. 저의 글과 그림이 위로가 되고 길이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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