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소리

by 이혜연


어떤 소리는

들리기 전에 먼저 보인다


늦가을 말라 떨어진 낙엽 위로 쏟아지는

초겨울 빗방울 소리처럼

당신의 한숨이

실망과 낙담이 되어

철커덩 철커덩 떨어지는

소리가 보인다


하지만

돌이켜보라


이 봄

그때의 낙엽이 썩지 않았다면

추운 겨울

나무는 얼마나 발이 시렸겠는가


꽃이 피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면

어찌 이 밤

창을 열어 매화향을

맡을 수 있었겠는가


실망할 일이 있었지요.

열심히 잠재의식을 발휘하며 날짜를 세었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고대가 실망과 초조함으로 밤을 적셨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의 낙담이 우습게 느껴집니다.

하나하나 지나가는 길 중의 하나일 뿐 실패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기울었던 것만큼 우울이 왔지만 간밤의 매화향처럼 깊숙이 스스로를 내려놓고 바라보니 오히려 마음다짐을 바로 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걸 알았습니다.

성공이란 조급해하지 않고 탐욕스럽게 갈구하지 않으며 천천히 마음을 다해 오늘도 한 걸음 더 내디는 것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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