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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식된 시간
by
이혜연
Mar 16. 2023
잠식된 시간
아무 맛도
느낄
수 없는 시간
까스락 까스락
건조한 소리만 허공을 헤매고
향기도 그림자도 없이
그저 바람에 흔들거리며
바스락바스락
오후의 볕이 낡아간다
무료한 밴치
귓가를 스쳐가는 언어들
사어들이 늘어갈수록
시선도 아득히 먼 곳에서 떠돌게 되는
잠식된 시간들 속에서
뒤적뒤적
엉클어진 나를 찾아본다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을 때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답인 것 같습니다.
무언가에 백 프로 몰입하는 것
그것이 그 시간을 백 프로 쓰는 일이듯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불안함을 달래려고
유튜브를 본다든지 어떤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하다 보면
시간은 오히려 공허해지는 것 같아요.
오늘은 제법 날이 추웠습니다.
영하 14도에도 이렇게 추위를 느끼진 않았던 것 같은데 봄이라는 생각에 마음의 시간을 그 온도로 맞춘 탓인지 영상의 기온에도 놀이터에서 달달달 떨었습니다.
첫째의 축구사랑은 날이 갈수록 더해져 1시 40분부터 6시 20분까지 축구를 합니다.
아무리 가자고 하소연해 봐야 조금만 조금만을 주문처럼 외울 뿐 돌아서 집으로 갈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할 수 없이 집에 가서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가지고 나와 밴치에 앉아 읽고 있는데 이번엔 둘째가 함께 놀아달라며 손을 잡아끕니다. 서걱서걱... 일상이 서걱거립니다. 아무것도 안 하면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누워있고 싶어지는 날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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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연
창작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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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오늘을 완성한 시간
저자
안녕하세요?매일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읽는 마음을 그리는 작가 난나입니다. 하루 한장 그림을 매일 하고 있어요. 저의 글과 그림이 위로가 되고 길이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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