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밑은 개나리, 매화가 한창이고 목련은 봉긋 피어난 꽃망울이 곧 터질 것처럼 여물었는데 산 자락은 아직 조용합니다. 산 중턱에 나무데크로 만들어놓은 산책길을 오가는 중간중간, 시골 고운 색시 같은 낯을 가진 진달래가 혹여 반겨줄까 해서 두리번거려보았지만 아직 숲은 마른 가지들만 있어 황량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골짜기의 물줄기가 제법 힘차게 흐르는 걸 보니 며칠 후엔 야생화가 산책길을 수놓을 것 같기도 합니다.
살다 보면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는 순간이 옵니다.
제법 멀리, 높이 오른 것 같은데 떠나 온 걸음이 그리 크지 않을 때 괜스레 힘이 빠지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