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뇌

by 이혜연
고뇌

이 길을 갈 것인지

저 길로 걸어볼 것인지

어쩔 수 없으니

마냥 걷는 것인지


나도 나를 속이며

열심히 살다가


어느 고갯마루에 올라

뒤 돌아보면

앞의 길도 반이요

뒤에 밟히는 길도 아직

반이다


언제나

중간 언저리에서 허덕이는 날들

앞으로 든

뒤로 든

1%로를 더하기 위해

오늘도 걷는다



아이들이 자연휴양림에 가고 싶다고 해서 유명산에 왔습니다.

산 밑은 개나리, 매화가 한창이고 목련은 봉긋 피어난 꽃망울이 곧 터질 것처럼 여물었는데 산 자락은 아직 조용합니다. 산 중턱에 나무데크로 만들어놓은 산책길을 오가는 중간중간, 시골 고운 색시 같은 낯을 가진 진달래가 혹여 반겨줄까 해서 두리번거려보았지만 아직 숲은 마른 가지들만 있어 황량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골짜기의 물줄기가 제법 힘차게 흐르는 걸 보니 며칠 후엔 야생화가 산책길을 수놓을 것 같기도 합니다.

살다 보면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는 순간이 옵니다.

제법 멀리, 높이 오른 것 같은데 떠나 온 걸음이 그리 크지 않을 때 괜스레 힘이 빠지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어차피 떠나온 길.

도착해야 할 끝점을 마음에 한 번 더 새기고 오늘도 한 걸음 더 보태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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