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한걸음 한걸음
머리 위로 흐드러진
벚꽃길을 따라
사람의 길을 따라
봄의 한가운데로 나아간다
유채의 노란빛들이
하얗게 터진 벚꽃들이
나풀거리는 나비들이
세상을 향해 날아올랐다
나들이 가자
봄 속으로 걸어가자
이팔청춘이 온대도
오늘 같은 봄이
또 오겠는가
꽃 가운데
세상 한 복판으로
나들이 가자
아직 축제시기가 아닌데 석촌호수의 벚꽃이 만개했다.
그늘진 가에 꽃들은 봉우리를 머금고 때를 기다리고 있지만 햇살이 많이 머무는 곳은 활짝 활짝 피어 봄 하늘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다. 아이들과 도서관에 책을 돌려주고 그레고리 번스의 "상식파괴자"를 빌려왔다.
동시에 읽고 있는 것은 "코리안 탈무드"다. 식탁에서 혹은 그림을 그리다 잠깐씩 책을 읽는다.
"진정한 발견의 항해는 새로운 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
- 마르셀 푸르스트
매년 봄마다 우리는 무엇을 발견하며 사는가?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느끼며 사는가?
학습능력이 뛰어난 AI도 스스로 질문하는 법은 아직 모른다.
오직 인간만이 질문을 던지며 살아가는데 오늘 우리는 무엇에 대해 질문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개인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몰입해서 생각하기 가장 좋은 때는 걷고 있을 때인 것 같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쓸 때 나는 아이들이 노는 놀이터에서 끊임없이 생각을 반복한다.
그러다 도저히 생각이 안 나고 막혀버릴 때는 놀이터를 혼자서 걷는다.
그것도 안되면 조금 뛴다. 그리고 다시 걷는다.
그 후에 다시 그림을 보고 또 질문하고 다시 걷기를 반복하다가 오면 설거지를 하다가 문득 그날 쓸 글감을 마련하기도 하고 아이들 밥 챙겨줄 때, 신랑과 이야기하다가 불현듯 글이 풀리는 경험을 하곤 했다.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눈에 대해 목마르다.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창조해 내고 글을 쓰고 사람들과 공감하고 싶은 그런, 봄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