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주는 사랑

by 이혜연
몰래 주는 사랑

옆집, 뒷집 아주매들

들창코 못난 딸

못생겼다 소곤대도


"우리 딸,

숨은 차지 않겠구나" 말씀하며

사랑 뚝뚝

웃으시던 엄마


축축한 기저귀 불편해

악악 울어대도

귀한 황금똥 쌌다며

깨끗이 닦아

향긋한 분 발라주시던

그이의 손길


담벼락 밑

비집고 들어갈 흙도 보이지 않건만

우리 다 큰 딸

들창코 어여쁜 딸

지켜주려고

시멘트 바닥 사이로

노란 꽃 피우셨다.



산책길에 도대체 흙이라곤 보이지 않는 시멘트 벽 사이로 애기 똥풀이 환하게 피어있는 게 보였습니다.

신기해서 자세히 살펴봤지만 작은 풀씨가 어떻게 그곳에서 터전을 잡았는지 신기하고 또 신기했습니다.

어렸을 때 엄마가 줄기를 자르면 노란 액체가 애기 똥 색깔이라서 애기 똥풀이라고 부른다는 말씀을 해주셨지요.

아기똥풀은 독성이 있지만 적절히 사용하면 진통 효과도 있고 항암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귀한 꽃이 길가 어디에나 피어있습니다.


꽃말이 '몰래 주는 사랑'인 애기 똥풀.

몰래몰래 지켜주시려 담벼락 밑에서 기다리셨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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