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by 이혜연
집으로 가는 길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나침반 삼아

고요히 흐르는 마음길을

터벅터벅 걸어

집으로 가는 길


조용하고 텅 빈

아늑한 시간이

마음을 식혀주는 곳


늦은 커피의 쌉소름함도

맨발의 편안함도

홀로 선 그림자의

두터운 외로움마저도

그리운

나만의 집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우리 두 똥그리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어제, 그제 친구 부부의 방문은 두 똥그리들을 흥분시켰고 서로 함께 자겠다며 별렀지만 너무 피곤한 나머지 한 놈은 소파에서, 큰 똥그리는 호기롭게 친구부부가 머물던 방에서 잠들었지만 아빠가 다시 아이방의 침대로 모셔왔습니다. 점심에 떠나는 부부를 마중하고 울어버리는 두 똥그리들.

한동안 친구부부를 그리워할 것 같습니다.


오후에는 오월 초에 예매해 둔 그림자극을 보러 갔습니다.

기대하지 않고 단순히 오케스트라와 그림자극에 대해 경험을 하게 해 주려 신청했던 공연은 너무 재밌었습니다. 음악도 좋고 악기에 대한 설명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진행해 주셔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선택이었음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아이들의 반응을 이끌어가는 것도 좋아서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공연에 빠져 여기저기 화답하는 소리가 여느 클래식 공연보다 훨씬 좋고 즐거운 시간을 아이들에게 경험하게 해 주신 것 같아 감사하기 그지없습니다.

친구부부와의 이별을 아쉬워하던 모습은 공연의 재미로 희석되었습니다.


그렇게 삼일 간의 일정이 끝나고 공연을 보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완전히 탈진해 버렸습니다.

이제 나만의 공간 속에서 다시 재충전을 해야 할 시간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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