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자

by 이혜연
일상 여행자

매일

당신의 길을 가라

하지만

단 하나의 길만을

고집부리지는 마라


좀 에둘러간다고

틀렸다고

실패했다고

바보, 멍청이라고

자책하지마라


도착할 곳이 정해졌다면

이 길도

저 길도

모두 당신 길이다




요즘 아침마다 자전거로 아이들을 태우고 등원합니다.

걸어서 이 길, 저 길 돌아서 가곤 했지만 걸어서 가는 길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몇 년전, 당근에서 나눔을 받았던 낡은 자전거는 뒤에 안장이 하나가 있어 두 똥그리를 한 번에 모두 태우지 못 합니다.

그래서 늦지않고 제시간에 가야하는 첫째를 먼저 태우고 달립니다.

좀 더 안 가본길, 더 새로운 길을 보여주고 싶지만 겁 많은 둘째가 울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어 짧은 코스로 최대한 변화를 주며 달립니다.

일종의 엄마의 아침선물입니다.

그리고 늦어도 아무런 제약이 없는 둘째를 태우고 두번째로 달립니다.

횡단보도를 달리하며 이길, 저 길 아침길을 맛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오늘 둘째가 뒷좌석에 앉아 묻더군요.

"엄마, 이 길도 어린이집 가는 길이야?"

사실 어린이집과 반대편 길을 달리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하나의 관점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해진 목표점이 있다면, 거기가 어디인 줄 안다면 이렇게 돌아가는 길도 어차피 여러 길 중에 하나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멀리 돌아서 손해본 것 같아도 덕분에 새로운 하루에 색다른 풍경을 볼 수 있었으니 축복이라고.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일 수도 있다고 내 뒤에 앉은 조그만 똥그리에게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어려울 수 있는 그 말대신 나는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이렇게 돌아서 가는 것도 재밌지않아?"


그리곤 힘차게 패달을 밟아 어린이집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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