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네 컷

by 이혜연
인생 네 컷

우스꽝스러울수록 멋진

인생 네 컷


좁은 사각화면

네 명은 벅차다


모서리 작은 부분에

각자의 눈언저리 조금

볼 쬐꿈


난생처음

인생 네 컷

서툴러도

깔깔깔 웃음소리만 커진다



다정도 병인 우리 첫째 똥그리는 고모를 최고로 좋아합니다.

오늘 부산에서 돌아오는 길에 서울 사는 아들 보러 오시는 포항 고모를 모시고 오는데 집에서 자고 가라고 눈물 콧물로 붙잡는 바람에 저희 집에서 일박을 하셨지요.

저녁을 먹고 늦게 석촌호수 한 바퀴 돌고 송리단길로 오다가 발견한 인생 네 컷.

예순이 가까운 고모도 오십이 넘은 나도 일곱 살, 여덟 살 두 똥그리도 난생처음, 인생 네 컷.

좁은 화면에 얼굴을 서로 들이대고 싶었으나 아이들이 안 나와서 들고 찍어봤지만 여전히 모서리 한 부분에서 얼굴의 아주 작은 부분만 찍힌 사진 4장들도 깔깔 깔거리며 집에 돌아왔습니다.

인생도, 사진도 네 컷은 너무 야박합니다.

아름다운 순간들이 이리도 많은데 어떻게 네 컷에만 담겠습니까.

하지만 인생 네 컷으로 잊지 못할 순간들을 만날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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