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

by 이혜연


글로리




놀이터에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엄마들에게서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곤 한다.

어제 우리 똥그리 같은 반 엄마가 내가 있는 밴치로 와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대화를 했다.

그중에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남자아이가 지나가다가 여학생 화장실을 슬쩍 봤는데 반성문을 썼다한다.

그 이야기 중에 요즘은 좋아하는 이성에게도 함부로 고백을 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만약 싫어하는 상대가 고백을 자꾸 한다면 이것도 학교폭력의 조건에 해당한다고 한다.



"장미가 돼 가고 있는 걸까,

아니면 선인장이 돼 가고 있는 걸까?"


예전 첩보영화를 보면 훔쳐야 할 보물이 있는 방에 보이지 않는 레이저 선들이 거미줄처럼 얽혀있어 특수 안경을 끼고 그 선들을 피해 몸을 기하학적으로 꼬면서 피해 가는 장면이 있다.

학부모가 되어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나도 모르게 가끔 우리의 현실이 그 장면에 겹쳐 볼일 때가 있다.


선인장의 가시는 가시가 아니라 잎이라고 한다.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 살아남으려니 내 안의 눈물을 꽁꽁 숨겨두고 잎을 가시로 만들어 수분을 최대한 날려 보내지 않게 진화했을 것이다.

가끔 우리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가 장미를 키우기 좋은 지, 선인장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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