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적의 힘

by 이혜연
축적의 힘

시간은

오늘을 만들고

어제의 오늘이

내일을 이야기한다


그렇게 축적되는

많은 현재의 이야기들이

역사를 만든다


하지만 나를 채우지 못한 채

흘러가는 것들은

구름이 되어

그늘을 드리울 뿐


대지의 여신이 주는

어떤 씨앗도 싹 틔우지 못한다




내 몸의 중부 지방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처음엔 귀여운 아기 배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쌓이고 배둘레헴이 넓어질수록 '이것은 인격이다', '체질이다.', 심지어 '타고난 유전이다'라는 말까지 해가며 합리화하기 바빴다. 그런 핑계들이 쌓이고 쌓이니 당연하게 내 게으름과 자아상이 그걸 내 본모습인양 인식하게 되었다. 작은 말과 습관들이 중부 지방의 영토를 그대로 지배하도록 만들었다. 문제는 이렇게 쌓인 것들이 몸의 흐름을 안 좋게 한다는데 있다. 인격은 건강한 몸에서 나오는 것일진대 조금만 더워도,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고 몸이 붓는다. 몸이 힘든데 말이 고울 리 없다.

스스로의 거짓된 자아상은 내 몸뿐만 아니라 마음의 건강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축적한다는 것은 그릇을 만드는 것이다

내가 오늘 한 말, 행동, 생각들은 거미줄처럼 내 머릿속을 얼기설기 채우며 바람을 가두고 생각을 정체시킨다. 말이 형체를 만들어간다. 생각이 행동을 지배하기 시작하는 것처럼. 무심코 한 말이 자신의 생각과 미래의 그릇을 만들곤 한다. 한 번에 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인간은 하루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과 정보를 처리하는데 그중에 좋은 것, 아름다운 것들을 축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하루하루 그림을 그리다 보면 어떤 그림을 그릴 것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고민과 번민이 언젠가 나만의 색으로 축적될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오늘을 채워나간다.



이번에 디지털 회화 신인상을 수상하게 됐어요.

네이버에 기사가 나와서 말씀드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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