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길고 긴 비
by
이혜연
Jun 27. 2023
길고 긴 비
잠결에
쏟아지는 빗소리
뿌리 없는 것들이
부유하며 떠나간다
모든 쓸려가는 것들 중에
내게 남겨져야 할 것은
무엇일까
하나님은 노아의 방주 이후에 다시는 물로 세상을 휩쓸지 않을 거라 약속하셨다고 해요.
잠결에도 어젯밤, 빗소리가 거대하게 들렸습니다.
덕분에 시원했고 꿈결에도 미처 치우지 못해 하수구를 막을 수 있는 물건이 있었는지 걱정도 해봅니다.
평소에는 눈에도 띄지 않는 일들이 가끔 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작년 갑자기 쏟아진 물폭탄에 거리의 쓰레기와 미처 치우지 못한 나뭇잎들이 온 동네를 물에 잠기게 만들었던 사건도 아직 기억에 있습니다.
내 게으름과 나태, 부정적인 생각과 시기, 질투가 하수구를 막지 못하도록 오늘도 깊이 침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벼운 것들, 속이 빈 채로 매달려있는 까투리들을 길고 긴 비에 떨궈냅니다. 가볍고 산뜻하게 주어진 모든 것들에 감사함으로 그 자리를 채워봅니다.
keyword
빗소리
노아
장마
43
댓글
4
댓글
4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이혜연
창작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강사
오늘을 완성한 시간
저자
안녕하세요?매일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읽는 마음을 그리는 작가 난나입니다. 하루 한장 그림을 매일 하고 있어요. 저의 글과 그림이 위로가 되고 길이 되길 기도합니다.^^
팔로워
402
제안하기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별이 빛나는
풍요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