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땅덩어리, 길게 올라선 줄기마다 주렁주렁 토마토가 익어가는 모습이 여간 신기한 게 아닙니다.
하나의 씨앗에서 몇 배의 열매를 맺어내는 동안 필요한 건 햇살과 바람과 비였습니다.
어디선지 모를 작은 인연의 씨앗이 3억 분의 1로 태어나 스스로 숨을 쉬고, 중력을 이기고 일어섰을 때 이미 풍요의 축복을 가득 받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사람의 모양으로 눈, 코, 입 모두 있음이 축복의 완성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수많은 생물 중에'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을 품을 수 있는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가진 복 중에 가장 큰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길가에 흔하디 흔한 토마토.
사람에게 먹힌다는, 어느 굶주린 동물을 살리겠다는 대의도 없지만 이 땅에 온 이상 자신이 가진 모든 것들을 열매로 맺어낼 수 있도록 하루하루 성장을 멈추지 않았을 겁니다. 성경에 나오는 가장 게으른 자는 자신의 달란트를 그대로 땅에 묻어둔 자였다는 걸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썩지 않고, 길모퉁이 허름한 자리에 떨어져 자랐어도 스스로를 하찮게 여기지 않으며 떨어지는 빗방울의 무게와 뜨거운 햇살도 꿋꿋이 견디며 열매를 붉게 익히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그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