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등교 전에 아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석촌호수 가려는데 뒷좌석에서 뒤를 보며 앉는 둘째.
뭘 해도 엉뚱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존재입니다.
그렇게 자전거 뒤를 바라보며 거리를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어린이집 도착을 하니 벌써 놀이터에 물놀이 세트장이 설치되고 있습니다. 쿵쾅쿵쾅. 뒷모습만 봐도 심장이 좋아서 펄떡펄떡 뛰는 게 보이고 입꼬리가 귀에 걸리는 게 눈에 선합니다. 어젯밤부터 오늘 물놀이에 대한 기대감이 많았기에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들은 약속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느껴야 하며 그걸 눈에 그리듯 선명하게 이미지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만약 사랑하는 사람이 오후 3시에 온다고 한다면 그날 아침은 평소의 그런 흔한 아침이 아닐 것입니다. 콧노래는 절로 나오고 거울은 다른 날보다 더 많이 보게 되겠죠. 내게 가장 어울리는 옷을 찾고 입가에는 떠나지 않는 미소가 덩그러니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대상이 꼭 사람일 필요는 없죠. 매일 기적적으로 주어지는 우리의 하루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비가 오는 날, 아이와 함께 신호대기를 하다가 푸른 담쟁이덩굴 앞에선 아이의 모습에서도 어떤 기대가 보입니다. 덩굴이 신기한지 살짝 손을 가져가는 모습이 여간 귀엽지 않습니다. 담쟁이덩굴처럼 벽에 기대어 사는 삶이라도 그것을 꿋꿋이 붙잡고 오른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일일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오늘을 꼭 붙들고 힘차게 올라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