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은 물을 올림픽 선수처럼 내달리는 망둥어, 그리고 삼발이로 캐면 나오는 백합조개와 어쩌다 얻어걸린 새우 두 마리. 신랑과 저는 말도 없이 전투적으로 너른 바다의 가슴을 긁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처럼 서툰 어부들에게도 잡혀주는 백합조개들을 보니 신기하고 놀랍고 신났지요.
결국 물이 들어오니 어쩔 수 없이 나오긴 했지만요.
고사이 두 똥그리들은 얕은 바다에 들어가 엉금엉금 기다가 갯벌 던지기 놀이를 합니다.
부산이 고향인 신랑은 살면서 이렇게 많은 조개를 잡아본 적이 없다며 신기해하더라고요.
하지만 둘 다 처음 하는 거라서 다른 분들은 양동이 가득 캤는데 우린 양동이 반정도 캐고서도 서로 뿌듯하게 바라봤습니다.
저녁쯤 시골집에 도착해서 바지락칼국수를 끓여 먹었는데 정말 다른 거 없이도 국물이 너무 시원하고 맛있었습니다.
시골에 올 때마다 매번 김치며 된장, 야채를 챙겨주시는 이웃할머니들께도 나눠드렸습니다.
어두운 시골 골목길에 수박과 조개를 들고 이웃 할머니 집을 방문하는 빨간 망토가 된 기분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