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익어가는 시간

by 이혜연
계절이 익어가는 시간

견뎌야 하는 시간이 왔다는 건

내 안에 지켜야 할 것이 있다는 것

그것이 크고 영글어

적당해지는 시간까지 품어내

열매 맺길 원한다는 것이다


타버릴 것 같은 고통과

실낱같은 바람과

까맣게 잊어도 되는 밤이 되길 원하는

갈급함까지도

모두 익어가


마침내 수확의 계절

그때가 오면

수천으로 열매 맺으리라



월요일과 금요일은 첫째 똥그리가 방과 후 수업이 있어 2시 좀 넘어 하교합니다.

저에겐 모처럼의 자유시간이 1시간 늘어나는 날이라 더 특별한 날이지요.

요즘은 그 시간을 이용해서 잠실에 가서 2시간씩 그림을 그리고 오는데 오늘도 역시 저 혼자였습니다. 잔잔한 음악과 시원한 실내, 그리고 커피 한잔.

밑그림을 그곳에서 완성하기 위해선 초 집중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시간은 2시간이 아니라 2분 정도 지난 것처럼 정말 게 눈 감추듯 빠르게 지나가버립니다.

그렇게 집중하고 오면 집에서는 디테일만 잡아도 될 정도로 어느 정도 그림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후반부 작업도 몇 시간을 훌쩍 써야 하긴 하지만요.

오늘 새벽에 첫째 똥그리가 열이 나고 배가 아프다고 해서 밤새 마사지를 해주며 밤을 새웠습니다. 몸이 천근만근이었지만 집중하고 그리는 동안엔 아픈 것도 잊어버릴 수 있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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