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다가

by 이혜연
지나가다가

잊히지 않는

찰나의 시간이 있다


여름 한 날

차를 타고 가다가

뻔할 수 있는

그저 그런 농촌의 풍경


그 끝에 걸린

시커먼 구름이

하얗던 구름에

먹물처럼 섞여 들어가는

그 0.0013초의 시간을

시속 100킬로로 지나쳐갈 때


어쩌면

인생을 생각했을까






창조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이다


지금까지 저자의 이름만 보고 무조건 그 작가의 모든 책을 읽어본 책들이 몇 권 있다.

고등학교 때는 칼릴 지브란, 대학신입생 때는 법정스님, 그 이후에 신영복 선생님, 이외수 선생님, 이렇게 쭉 나가다가 10년도 더 전에 김정운 교수님의 책을 모두 섭렵했었다. 그때는 방송에서도 몇 번 뵐 수 있었는데 요즘은 통 보이질 않아 아직 우리 사회엔 어울릴 수 없는 분인가 했다.

그러다 오늘 갑자기 삼 프로 tv에 나온 교수님의 인터뷰방송을 봤다. 1000페이지에 달하는 <창조적 시선>을 출간하셔서 홍보차나 오셨다고 한다.

읽을 수없다면 머리 베개로 적합하다는 농담을 곳곳에서 하시면서 그의 아름다운 언어가 한 시간 넘게 이어졌다.

연예인 보듯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창조는 배울 수 있는 것인가?

그림을 그린다고 할 때 어떤 분이 전공도 안 한 사람이 어떻게 그림을 그릴 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때 내가 그분에게 말했던 게 결국은 편집의 능력이 필요할 것 같다는 말을 했던 게 생각납니다.

제가 생각하는 편집은 갖다 붙이기가 아닌 나를 필터로 한 재해석이면서 융합이었습니다. 그런데 또 그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아는 게 체계적이지 않으니 말이 구성이 없어 다른 이들을 아직 이해시키기엔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는 때였죠.

모든 언어에는 자신만의 스키마가 있기 때문에 그 언어를 들었을 때 내가 가진 편집에 대한 생각을 다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듣는 사람은 들은 만큼으로 이해를 하기 때문에 아마도 우리의 대화는 진정한 대화가 되진 못했을 거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런 마음을 김정운 교수님은 아주 깔끔하게 정의 내려주셔서 역시 이번 신간도 얼른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엉뚱한 이야기지만 인터뷰를 듣다가 '역시 아이들을 더 자유롭게 놀려야겠어'라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이 부분도 많은 의미에서 조금 더 깊은 배경을 가지게 된 것 같아 너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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