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by 이혜연
휴식

자동차 바퀴에 덜컥거리며

장맛비가 채이고

툭툭거리는 우산의 불평에도

말없이 바쳐 들고

고개 숙이고 걸어가는 사람들


거대한 소음이 덩어리가 되어

비에 쓸려 가는 날


조그만 카페

구석진 자리에서

적막과 함께

식어버린 잔을 들고 있자면


법석대는 소음도

어쩌지 못하는 고요함이

묵직하게 닻을 놓고

오늘을 버티고 있다




예보돼있던 비는 오지 않고 대신 나무그늘에 들어서면 제법 기분 좋은 바람이 살랑입니다. 한 여름 땡볕에 머리카락을 조금이라도 건드려주는 바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생각해 보면 사람이 행복해지는 건 어떤 커다란 것이 필요한 건 아닌 듯합니다. 한낮의 바람, 길가의 나무 그늘, 함께 하는 식사, 체온을 나누며 자는 밤, 그리고 홀로 창가에 앉아 마시는 커피. 항상 함께이지만 인간은 언제나 홀로 있는 존재임을 알게 하는 고독. 그 시간이 있음에 시간을 공유하는 이들에게 더 감사할 수 있음을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 큰 애는 방학이 시작됐고 둘째는 코로나에 걸려서 앞으로 한 동안은 홀로 있지 못할 것입니다. 아... 벌써 혼자만의 시간이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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