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밝은 밤에

by 이혜연
달 밝은 밤에

들뜬 아이의 숨소리가

어둠 속에서

쎅쎅


작은 아이의 발과

등과 손가락을

밤새 기도로

쓰다듬는다


잠 못 드는 밤

외할머니도

하늘에서 보다듬고 계신단다


"괜찮다

우리 아가"


엄마도

엄마의 엄마도

달빛처럼 속삭인다



아이가 아프면 새벽에 가장 긴장을 합니다.

혹시나 엄마의 게으름이 아이의 불편함을 알아채지 못할까 두렵기 때문이죠.

낮동안 40도 가까이 오른 열 때문에 자면서도 계속 아이의 몸을 어루만지게 됩니다.

그러다 새벽 2시 넘어 번뜩 눈이 떠집니다.

꿈결에도 아이의 몸이 뜨거운 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일어나 마사지를 충분히 해주고 약을 먹이고 잠 못 드는 아이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상하게 아이가 아픈 새벽이면 엄마가 생각납니다.

어렸을 적 아플 때마다 손으로 마사지해 주시던 손길을 몸이 저절로 느끼는 것 같습니다.

엄마의 걱정과 낮게 울리는 기도, 믿음을 가진 강건함, 따뜻한 보살핌이 있어서 이렇게 삶을 이어가고 있었음을 아이가 아플 때마다 느끼게 됩니다. 다행히 아침부터 열이 많이 떨어지고 오후엔 아주 건강해졌습니다.

염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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