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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의 비
by
이혜연
Aug 23. 2023
늦여름의 비
뜨겁게 내리쬐며
생떼를 부리던 여름 위로
두터운 비가 내린다
보드랍게 더위를 가르며
길을 내어
다음 계절을 들이고 있다
여름내 풀썩거리던 마른풀들이
빗물에 우수수 씨앗들을 떨군다
길 따라 물길을 걷다가
낯선 길가 어디쯤에서
또 다른 봄을 기다릴 것이다
오늘밤은 창을 열어도
별들이 모두 져있을 것이지만
늦은 편지 한 장
부치지 못할 마음을
늦여름 빗물에 띄워보리라
반가운 빗님이 오신다.
처마 끝에서 호도도독 지상을 향해 날아드는 가을의 씨앗들.
비 끝에 묻어나는 가을바람에 마음이 설렌다.
괜히 옛 노래를 틀어놓는다. 거
실 중간 어디쯤에서 낮게 가라앉은 듯 웅얼대는 음성이 빗소리에 첨벙거린다.
"어제는 별이 졌다네
나의 가슴이 무너졌네
별은 그저 별일 뿐이야
모두들 내게 말하지만
오늘도 별이 진다네
아름다운 나의 별 하나
별이 지면 하늘도 슬퍼
이렇게 비만 내리는 거야
나의 가슴속에 젖어오는
그대 그리움만이
이 밤도 저 비 되어
나를 또 울리고...."
옛날 옛적, 지금은 그 시절의 기억이 내 기억인지, 알고 있던 누군가의 기억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언젠가 읽었던 소설 속의 이야긴지 모를 그때의 슬픔이 아프지 않게 떠오른다.
늦여름, 우리는 뜨거웠던 날들에 들떴고 열기에 힘들었으며 그만큼 사랑했지만
그때의 여름비는 가을과 함께 모두 사라져 버렸다.
그저 흔적처럼 가끔 어느 해 불쑥, 그 시절의 여름비가 별이 되어 반짝이다가
밤이 되면 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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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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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매일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읽는 마음을 그리는 작가 난나입니다. 하루 한장 그림을 매일 하고 있어요. 저의 글과 그림이 위로가 되고 길이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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