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by 이혜연
비가 내리고 음악이 내리면


서늘해진 공기, 세상의 소리를 삼키는 빗소리.

어느 때보다 조용히 아침을 즐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오늘도 첫째 학교에 데려다주고 둘째 어린이집 데려다 주렸는데 눈물을 뚝뚝 흘리며 어린이집을 안 가겠다고 합니다. 엄마와 떨어지기 싫고 엄마가 늦게 올 것 같아서 기지 않겠다는 둘째. 둘째는 엄마 껌딱지처럼 새벽에 그림 그리려고 일어나면 바로 일어나서 제 옆에만 있으려고 하는 최강 껌딱지입니다. 어쩔 수 없이 어린이집에서 그대로 집으로 오면서 그림 그리는 동안 혼자 책 읽고 놀기로 약속을 했지요. 그런데 집에 오자마자 발밑에서 책 읽고 간식 먹으며 끊임없이 말을 시킵니다. 정말 집중이 너무너무 너~~~~ 무 안 되는 아침입니다. 비가 내려 좋아하는 재즈까지 틀어놨건만 제 귀엔 둘째의 칭얼거리는 소리만 가득합니다. 오후엔 저번에 구매해서 소장해 놓은 엘리멘탈 영화를 보러 오는 첫째와 둘째의 친구들로 집이 시끌시끌합니다. 손님맞이 음료수와 오렌지, 그리고 호떡까지 구워가며 어린 손님맞이를 했지요. 그런데 가만히 앉아서 영화만 볼 줄 알았던 아이들이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베개싸움을 합니다. 다음엔 집에서 영화 보는 것은 안 하기로. 비 오는 거리를 걸으며 조용히 사색을 즐기고 통창으로 가을이 내리는 풍경을 커피와 함께 즐기고 싶은 마음만 가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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