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by 이혜연


어둠과 밝음이 혼재된

어스름한 저녁

지쳐버린 그림자를 끌고

집으로 가는 길


하루치의 근심과

한 달어치의 숙제

그리고 반복되는 인생의 굴레를

잠시 문밖에 세워두고


당신의 체온으로

따뜻하게 덥힌

집으로 들어가

지친 몸을 뉘어본다



캠핑 후 피난 가듯 싸간 이불이며 프라이팬을 들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안온한 집안 공기에 마음이 절로 평안해집니다. 일탈 후 갖는 최대치의 행복은 다시 돌아올 곳이 있다는 게 아닐까요? 함께 나누는 밥과 체온을 공유하는 공간 속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곳.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를 집안의 밝은 빛으로 뚝 끊어내고 오늘을 지냈던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며 함께 잠들 수 있는 집이 아마도 최고의 축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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