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신 후부터 설날과 추석은 항상 시댁에서 보낸다. 아이들에게 남은 조부모님은 이제 시어머니 한 분뿐이시기 때문에 그때라도 맞추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안부를 묻는 것이다. 매달 곗돈처럼 돈을 모아 식구들 모두 모이는 명절에 먹고 싶은 것 먹으며 한가하게 보내는 게 어머님의 큰 즐거움 중에 하나이다. 음식 하는 걸 무서워하는 편이 아니라 식사준비는 곧잘 내가 하는 편이다. 식구들끼리 며칠 동안 있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좋은 얘기할 때도 있고 흉을 보고 싶을 때도 있는데 나는 주로 시누이와 남편 흉을 본다. 평소에도 한 시간이 넘게 통화할 때가 있어서 칭찬에서 자연스럽게 불만으로 옮기기도 하고 그러다 현타가 오면 또 자연스럽게 칭찬으로 넘어가며 흉을 본 걸 덮기도 한다. 또 우리 똥그리들을 예뻐해 주시는 시누이 덕에 아이들이 추석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첫째는 지금까지 집안일을 도와 모아둔 용돈으로 고모 잠옷을 선물로 사둔 터라 더욱 달이 차기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 어느 강연자분이 앞으로의 미래 사회에서는 부모와 자식을 갖춘 가정을 이루는 것이 사치재처럼 느끼게 된다고 한다. 자식을 하나씩만 낳기 때문에 삼촌이나 이모라는 단어를 모르는 아이들도 많아질 거라 한다. 가족은 어느 때는 짐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세상에서 유일한 안식처로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어느 관계든지 공들이고 사랑해야 서로의 휴식처가 될 수 있음을 항상 마음속에 되새기려고 노력하고 있다.(오늘은 어쩐지 마음이 안 잡혀서 그림 마무리는 다음에 차근차근하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