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보자, 팔짝!!

by 이혜연
뛰어보자, 팔짝!!

힘껏 원하라

몸을 잡아끄는 수많은 어제로부터

어둠처럼 마음을 잠식하는

절망의 그림자로부터

아직 손 끝으로 만져지는

그 어떤 것도 없는 지금으로부터

할 수 있는 한

힘껏 뛰어올라보자


요즘 첫째는 장기자랑 준비가 한창이다. 초등학교는 처음인 엄마도 덩달아 마음이 분주해진다. 지금껏 노는 게 전부였던 아이에게 남들 앞에서 선보일 수 있는 장기가 뭐가 있을까. 돈이 궁할 때 애꿎은 장판을 들춰보듯 샅샅이 아이의 기호와 취미를 훑어보게 된다. 그렇게 그때그때 아이의 놀이 빈도에 따라 축구공 튕기기, 방송댄스 추기, 색연필로 그림 그리기로 시시각각 변하던 장기들은 10월 중순이 되자 급하게 서둘러야 할 중대과제가 되었다. 아이와 이걸 할까 저걸 할까 얘기하다 문어의 꿈이란 노래로 책을 만들고 영상을 제작해 보자는 결론이 나왔다. 10월 31일까지 영상을 제작해 usb를 제출해야 했기에 가사에 맞춰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A4용지에 그림을 두 장째 그리던 날 둘째도 함께 하겠다며 거들다 애써 그려놓았던 그림에 물을 쏟아버렸다. 하아... 시간이 촉박한데 어떡하나 고민하다 아이패드로 그림 그리는 걸 하기로 했다. 하루 한 장씩 2주에 걸쳐 그림을 그리고 영상을 제작하고 출력해서 책으로 만들었다. 오늘 제본책을 만들어 첫째에게 보여주었다. 자기가 그린 그림으로 책을 만들어 본 첫째는 신기해하며 기뻐했다. 놀이터에서 놀고 집에 와서 하루씩 완성한 그림이 하나로 엮어본 느낌이 좋았으리라. 그렇게 한 발씩 함께 성장해 보자. 우리 함께 뛰어보자, 팔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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