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달콤한 시간

by 이혜연
우리들의 달콤한 시간



나무에게서 떨어진 낙엽들은 끊임없이 가을 속으로 스며들어 간다.

빈 벤치에 잠시 앉은 듯하다 금세 저만치로 길을 떠나는 그네들은 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세상모든 것들이 그 끝을 모른 채 태어나고 고통을 견디며 간간이 찾아오는 기쁨을 추억하며 살아간다. 거대한 무지 속에 한 가지 약속을 찾아야 하는 게 인생인 건지 가을이 되면 까닭 없이 질문이 많아진다. 열쇠를 잃어버린 문은 벽이 된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내가 열려는 문의 열쇠를 어디에 둔 건지 벽이 된 문 앞에서 항상 열쇠를 찾는 기분이 든다.


오래간만에 아크릴 작업을 하려고 하니 6호 사이즈가 없어 좀 큰 캔버스로 작업을 했다. 하루 만에 끝낼 수 없을 것 같아 미완인 채로 오늘을 보내야 할 것 같다.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것은 그림도 인생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저녁에 비예보가 있어서인지 하루종일 하늘의 구름이 많아졌다가 다시 흩어지곤 한다. 아이들의 하루는 오늘도 신기한 것투성이고 알고 싶은 이야기가 넘쳐나지만 엄마인 나는 처리해야 할 숙제를 해내느라 바쁘다. 어느 날은 그림이 안 그려지고 또 어떤 날은 글이 안 써져서 머리를 쥐어뜯는다. 어떻게 하면 나만의 그림을 그릴 것인가,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 가는 자다가도 고민이 되는 문제다. 오늘 그림은 예전부터 구상해 두었던 그림인데도 풀어가는 게 쉽지 않았다. 원하는 색을 배치하는 것도 시행착오가 있고 마카롱 남자를 파란색으로 한 건 수정을 해야 한다. 이제부터 수정과 세심한 음영처리를 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글쓰기에 대해서는 플리처의 말이 떠오른다.


"짧게 써라, 그러면 읽힐 것이다

명료하게 써라, 그러면 이해할 것이다.

그림같이 써라, 그러면 기억 속에 머물 것이다.

무엇보다 정확히 써라, 독자를 올바른 길로 인도할 것이다."


시와 에세이를 쓰고 있는 나는 진속 하게 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한걸음 나아갈 때마다 고민이 생긴다. 이 길의 끝에서 마주하게 될 풍경은 무엇이 될까.

궁금해도 지금은 알 수없으니 바람 따라가는 낙엽들의 뒤를 밟아 오늘도 한걸음 더 내딛을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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