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을 걷자

by 이혜연
꽃길을 걷자

눈을 감으면

색색의 향기가

발가락사이로 흘러든다


작은 돌부리가 있어도

낯선 벌레들이 갑자기 튀어나와도

꽃들이 노래하는

그 길을

당신과 걷고 싶다


무엇을 볼 것인가


같은 무리의 사람들이 한 장소로 여행을 간다고 해도 같은 풍경의 배경사진을 똑같이 찍을 확률은 적다. 모두가 다른 프레임을 가지고 자신이 담고 싶은 것을 담기 때문이다. 신랑과 내가 같은 곳 같은 위치에서 사진을 찍으면 정말 너무나 다른 결과물을 내놓곤 한다. 찍는 지점도 같고 찍는 배경도 똑같은데 사진을 찍는 사람이 달라지면 결과물도 너무나 다르다. 사람은 각자 자신이 보고 싶은 것 위주로 생각을 하고 문제를 발견하며 해결책 또한 자신의 기존 프레임에 맞춰서 하기 때문에 우리의 접점을 찾기란 큰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 첫 번째 요소는 아마도 상대의 말을 끊지 않고 들어주기인데 이게 생활에서 이루어지기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머릿속으로는 지금은 들을 때라고 생각을 하지만 가슴이 빠르게 뛰면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면 주체를 못 하고 말허리를 댕강 잘라버리곤 한다.


어제는 교육에 관해 이야기하다 신랑과 마찰이 있었다. 우리 첫째는 피아노학원을 다니고 둘째는 태권도 학원을 이번 달 부터 다니고 있다. 그런데 태권도 학원을 다니면서 둘째의 성격도 활달하게 변하고 줄넘기나 기초 체력에서 많은 향상을 보였다. 그래서 첫째도 태권도 학원을 다녀볼거냐고 물었더니 신랑은 아이들에게 너무 일찍부터 학원을 많이 다니게 한다면서 화를 냈다. 서로의 프레임이 부딪치는 순간이다. 내가 옳은 것 같지만 상대가 무조건 틀렸다고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쩔 수없이 소리가 높아진다. 신랑을 보는 내 기존의 프레임이 그대로 적용이 되니 서로 더 날카로워진다. 함께 꽃길을 걷기 위해 하는 일인데 서로를 상처주면서까지 더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휴전을 하고 밖으로 나가 산책을 했다. 걷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과 그의 프레임에 변화를 주고 싶다는 욕망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우리 조금 더 같은 시각으로 함께 꽃길을 걸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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