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만나요

by 이혜연
우리 만나요

태어나기 전부터

당신은 나를 불렀던가


우리가 알기 전부터

나는 당신의 향기를 알고 있었던가


바람이 불고

멀리서

아주 멀리 서 있는 당신이

나를 보러 와 주었을 때

우린 이미

예전부터 만나야 했던 인연


꽃이 지기 전에

향이 모두 바람에 닳기 전에

우리 이제

만나요



아주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인연들이 갑자기 불쑥불쑥 고비마다 어느 골목에서 만나지는 때가 있다.

한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더라도 그냥, 어느 날 약속이 되고 얼굴을 보며 환하게 되는 인연들.

때로 사람으로 인해 길을 만나고 또 다른 이유로 헤매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가 서로의 인연이 되어 인생을 살아간다는 걸 느낄 때마다 내가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나를 만나주는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타인에게는 나 자신이 상황이다'라는 인식을 갖는 것.

다른 사람의 행동이 그 사람의 내면이 아니라

바로 나라는 상황 때문에 기인한다는 깨달음.

그것이 지혜와 인격의 핵심이다."


1박 2일 동안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놀아준 이모와 삼촌덕에 아이들은 추억할 이야기와 다시 가고 싶은 그리운 곳 하나가 늘었다. 살아보니 이런 자산이야말로 삶의 구렁텅이에 빠졌을 때 한 발짝씩 빠져나올 수 있는 계단이 되어준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가을비가 내리면서 계절은 급물살을 타고 오색으로 물들었던 나무도 모두 떠나보내고 홀로 남았다. 그렇다고 해도 즐거웠던 지난 시간들이 잊혀지진 않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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