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개인전 할 때마다 가방을 제작해 주시는 사장님께서 가방을 샘플로 만들어 동대문에 수출입하시는 분들에게 샘플을 보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주셨다. 소품으로 변화를 줘서 가방 분위기를 바꿔보자고 하시면서 동대문 자재시장으로 가서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라고 하셨다. 동묘 쪽에 가본 적이 별로 없어서 길도 낯설고 자재 시장에서 무얼 어떻게 물어볼지도 몰라 기웃기웃 한참을 헤맸다. 그러다 포기하고 집으로 가려는데 작은 가죽 공방이 보였다. 끌리듯 들어간 곳에서 공방 사장님의 친절한 설명으로 자재 시장 이곳저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들고 간 가방에 어울리는 줄 색과 소재 그리고 작은 연결고리들까지 하나씩 설명을 해주셨다. 공장 시스템에 대해서도 조금씩 말씀해 주셔서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 그리고 주말이면 그곳에 외국인들이 종종 오니 이번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공방 앞 에다 가방을 전시해 두고 반응을 보자고 하셨다. 새로운 일은 두렵기도 하지만 가슴 설레는 일이기도 하다. 하루종일 걸었지만 다리도 전혀 안 아프고 한 가지 두 가지 다른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심에 감사했다.
드디어 오늘. 아이들은 태권도에서 주최하는 줄넘기대회에 나가고 나는 동묘 쪽으로 가방을 들고 공방 외벽에 전시를 하고 사람들을 구경했다. 주로 연세 드신 분과 구제를 구입하려는 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유통 쪽으로 경험이 많으신 사장님에게 유통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귀하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오늘은 날까지 추워서 평소 주말보다 사람이 적었다고 하셨지만 가게에 앉아서 두런두런 가죽 유통이나 공방 운영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그래서 내일까지 가게에 나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함께 나눠볼 생각이다. 사람이 살면서 만나게 되는 귀한 인연이란 어디서, 어떻게 이어질지 모르는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