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의 노래

by 이혜연


모란의 노래


남편이 실직을 했어요


일 년 넘게 해 오던 프로젝트를 오늘까지만 하기로 하고 프리랜서인 남편은 오늘부터 실직이 되었습니다. 엎어진 김에 쉬었다가 가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아이들 데리고 여행을 가기로 했어요. 급하게 베트남 쪽으로 여행지를 골랐다가 항공권이며 다른 여러 가지 준비사항이 너무 촉박해 제주도로 수정했지요. 난생처음 에어비엔비로 숙소도 잡아보고 항공권과 렌터카는 신랑이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일주일만 쉬고 되도록 바로 다음 프로젝트로 갈 생각을 하고 있어서 일정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지요.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정신없는데 첫째는 목요일마다 보는 받아쓰기 시험을 보는지 안 보는지 묻고 둘째는 태권도 학원을 빠져야 하는 거냐며 실망하더라고요. 분명 작년에 갔을 때 또 오고 싶다고 했는데 태권도에 밀려버리다니... 휴가 기간에 일이 바빠 아무 데도 못 갔는데 갑자기 실직이 되면서 뜻밖에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주도는 서울보다 평균 7도 이상 높다고 하니 돌아다니기 어렵지 않을 것 같아 설렙니다. 지금쯤 노지 귤은 모두 수확하고 없을까요? 제주도의 가을풍경을 볼 수 있어 저는 마냥 신납니다. 해수욕장에서 파도도 마음껏 볼 거고 아이들과 신랑을 설득해서 한라산도 등반해보고 싶어요. 30년 전에 가본 한라산은 지금도 제 기억에 생생합니다. 눈이 오는 백록담을 뒤로하고 주목군락에서 보았던 눈꽃은 정말 절경이었습니다. 오름도 가고 싶고 말도 타고 싶고..^^여행 후 바로 면접을 봐야 하는 신랑이 피곤하지 않게 여기저기 많이 가지 말자고 했는데 한라산은 꼭 같이 가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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