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하라

by 이혜연
욕망하라


사과는 작은 씨앗으로

죽음 같은 어둠에 잠겨있을 때도

꿈을 꿨다


손톱보다 작은 몸에서

하늘을 여는

가장 아름다운 나무를 꿈꾸고


수없이 많은 열매를

땅속에서부터 열망하고

욕망했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꿈들은 열정이 되어

새빨간 사과로

지상에 남겨졌으리라


예전에 밥 프록터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때의 나는 좀 쉬면서 인생을 산책하며 걷고 싶은 사람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일어나 생각하고 욕망하라는 말이 머릿속으로는 이해되면서도 막상 행동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심지어 힘껏 뛰라고 부추기는 느낌을 받아서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다시 말하자면, 뛰고 싶어도 어떻게 뛰는지, 뛸만한 체력이 있는지, 어딜 향해 뛰어야 할지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읽으니 좋은 말들 홍수 속에 고립된 것처럼 갑자기 한심해 보이기까지 했다. 얼마 전에 출간 준비하면서 내지 형식이나 표지 디자인을 참고하려고 도서관에 갔다가 다시 밥 프록터의 책을 대여해 왔다. 괜스레 손이 갔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읽을 때는 그의 말들이 가슴 깊이 들어왔다. 이해가 조금 되기 시작하면서 감동스럽기까지 했다. 그래서 지금은 새벽에 그림 그리기 전 몇 페이지씩 읽고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오늘은 이 문구가 눈에 확 들어왔다.


"당신의 삶 자체가 메시지가 되어야 한다."


이 구절은 내가 모토로 삼고 있는 산도르 마리아의 열정에 나온 구절과 일맥 상통하고 있어서 더 와닿았던 것 같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때로 사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