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올 때 수업받느라 못 봤던 아쉬움이 한방에 날아갔다. 눈이 많은 날에 태어나서인지, 아니면 한 겨울 아이 허리까지 눈이 쌓이던 마을에서 자라서인지 눈이 무조건 좋다. 오늘 하교 시간엔 오래간만에 친구들이 운동장에 많았다. 그런 친구들과 첫째는 축구 열정에 불이 붙었고 결국은 피아노 학원을 많이 늦게 됐지만 눈이 오는 날이니 그냥 즐기게 놔두고 나도 눈을 즐겼다. 그러다 첫째에게 누가 과자를 하나 주었다. 하지만 첫째는 절대 그 과자를 놀이터에서 먹지 않는다. 왜냐하면 둘째를 줘야 하니까.
사람들은 연년생 형제를 키우면 힘들지 않냐고 하는데 별로 그렇지 않다. 아니 오히려 연년생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첫째, 둘째 모두 서로를 사랑한다. 누군가 과자를 한 사람이 없을 때 주면 그걸 아껴두고 있다가 꼭 동생이 오면, 혹은 형이 오면 같이 나눠먹는다. 주변의 엄마들이 항상 신기해하는 부분이다. 그런 똥그리들이 너무 사랑스럽다. 나중에 살아가다 이런 눈 오는 날에 가장 보고 싶은 사람도 동생이나 형이었으면 좋겠다. 하얀 눈이 소리도 없이 온 세상을 포근히 감싸주는 이런 겨울 저녁은 그래서 참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