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이 오시니 날씨가 무섭게 변했습니다. 어깨를 움츠리고 머리를 감싸며 종종걸음을 걸어야 하지만 왠지 겨울다워서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 어렸을 적 겨울에는 방문을 열려고 쇠문고리를 잡으면 따끔한 열감과 함께 손이 쩍 붙기도 했습니다. 동네에서 꿩사냥도 하고 토끼몰이도 하면서 눈 쌓인 야산을 무서운 줄 모르고 하루종일 뛰어다녔던 기억도 납니다. 요 며칠 봄처럼 어색한 겨울날들이어서 그랬는지 오늘 추위가 새삼 반가운 면도 있습니다. 모든 것들이 잠시 쉬어가는 계절. 하지만 겨울은 모든 꿈들이 시작되는 날들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상상한 모든 것을 이루는 것처럼 생물들도 겨울에 다음 생을 완성해 가는 꿈을 꾸고 봄이 되어 온 세상에 그 꿈을 드러내는 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겨울입니다. 꿈을 꾸기에 더없이 좋은 때에 당신이 꿀 수 있는 가장 멋진 꿈을 상상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봄이 오면 당신의 꿈이 이루어진 아름다운 세상이 올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