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첫째는 방과 후가 끝나는 10시 30분부터 전시회장에 함께 있으면서 그림을 물어보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인사차 오는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중간중간 비는 시간엔 숨은 그림 찾기를 함께 한다. 동시에 많이 찾는 사람이 이기는 것도 하고 타이머를 맞추고 누가 더 빨리 다 찾아내는지 내기도 한다. 어린데도 감정표현을 잘 안 하기 때문에 이런 사소한 일들이 큰 아이에게 그렇게 즐거운 일인지 요즘에서야 알게 됐다. 방학이라 이곳저곳 돌아다니려고 했었는데 전시회장에 일주일을 함께 묶여있으니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그래서 오늘 함께 점심을 먹고 자전거를 타고 오면서 방학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의외로 엄청 재밌다고 말을 한다.
의외의 대답이 궁금해서
"뭐가 제일 재미있어?"하고 물으니
"엄마랑 오랫동안 함께 있는 거."라고 한다.
맨날 보는 엄마, 오랜 시간 함께 있는 게 뭐라고 그렇게 함박웃음을 지으며 환하게 얼굴빛을 밝히는지 의아했지만 왠지 가슴이 시큰거렸다. 이런 작은 일들도 아이에겐 행복 한 스푼이 더해지는 일이라는 걸 생각하자 작은 일에 화를 냈던 지난 시간들을 반성하게 된다. 혼자서 기획하고 준비하는 작은 전시지만 아이에게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선물 같은 시간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