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는 모나리자나 다른 거장들의 작품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오마주가 많은 그림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원작의 소녀는 허름한 옷에 어울리지 않는 진주 귀걸이를 하고 뭔가 애원하는 것 같기도 하고 붙잡는 듯 하기도 한 표정으로 누군가를 보고 있습니다. 베르메르 생전엔 유명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스푸마토 기법이 비슷하다며 모나리자와 비교되며 '북구의 모나리자'로 불리며 더 이름을 떨쳤습니다. 왜 그런 표정을 지었을까?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궁금해지는 표정 뒤로 얼핏 애달픈 호소도 들리는 듯합니다. 영화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에서는 아름다운 하녀 '그리트'가 그림의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스칼렛 요한슨은 노란 터번의 그녀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했고 섬세하고 완벽주의적인 성격의 베르메르 역에는 콜린 퍼스가 열연해 주었습니다. 잔잔한 영화였지만 곳곳에 베르메르의 그림이 보여서 지루하지 않았던 영화였습니다.
아침에 뭘 그릴까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갑자기 이 그림이 생각났습니다. 노란 원피스의 소녀는 자신의 꿈을 안고 꿋꿋이 앞을 보며 걷습니다. 두근두근 두 방망이질하는 심장을 오리가 따스하게 안아주고 있지요. 이제부터 날아오를 소녀와 오리. 그녀들의 아침 햇살이 눈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