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놀이터를 온종일 셋이 놀 때도 있었다. 북풍한설이 삭디 삭은 늘근 에미의 몸을 난타할지라도 하루도 쉬지 않고 놀이터에서 놀던 우리 똥그리들만의 고요한 외침으로 넘실대던 놀이터에 3월의 꽃바람이 불어와 왁자지껄한 놀이터가 되고 있다. 이렇게 신나는 공간일 수 있었구나. 앙증맞은 손과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바람에 콧구멍 밑으로 콧물이 줄줄 나고 여물지 않은 볼이 발그레 트기 일보직전이어도 아이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모두의 축제. 봄이 넘실대고 있다. 폭죽 같은 웃음꽃이 나무보다, 풀보다 먼저 아이들의 얼굴을 홍조로 물들이며 피어나고 있다. 살아있다는 것은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구나. 오늘도 이렇게 즐거울 수 있는 것이구나 하는 걸 놀이터 지킴이를 하며 느끼고 있다. 하루하루 이렇게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원한다. 원 없이 뛰어다니며 서로가 서로를 원하길 바란다. 산다는 것은 때론 웃음, 많은 날들은 괴로움을 견디는 날들이 되더라도 오늘 웃은 웃음 한 자락이 동아줄처럼 고통의 날들에서 너를 구원해 주길 원한다. 그러니 이 봄, 벚꽃보다 환하게, 매화보다 향기롭게, 민들레보다 더 강한 생명력으로 웃을 수 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