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대를 올려라

by 이혜연
꽃대를 올려라

어른을 대하듯 정중하게,

아이를 보듯 사랑스럽게,

최선을 다해 나 자신에게 친절할 것.

- 안드레아스 크누프


요즘 이런저런 이유로 토요일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식구들 밥을 준비하고 오래간만에 출근을 준비하는 아침은 분주하지만 설레는 마음이 큽니다. 약간은 한가한 주말 아침 지하철에서 책을 읽기도 하고 맞은편에 앉은 오늘의 인연들을 관찰하는 재미도 큽니다. 핸드폰을 쥐고 꾸벅꾸벅 졸다 자꾸 핸드폰을 떨어뜨리며 잠을 깨는 아저씨, 열심히 핸드폰을 바라보며 다른 세계에 있는 아가씨, 뜨거운 금요일 밤을 불살랐는지 깊은 수면에 빠진 청춘들을 보자면 각자 다른 일상을 살고 있는 우리가 느껴집니다.

매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좋은 기회를 얻기도 합니다. 가장 큰 소득은 어색함을 이기는 방법입니다. 우리 세 대 때의 근무환경과 요즘 젊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근무지는 사뭇 다른 풍경이더군요. 처음엔 너무 낯설어서 좌불안석이었는데 요즘은 적당히 거리를 두고 말은 되도록 적게 하며 무심한 듯 일에만 몰두하다 보면 어느새 4시간이 흘러가버립니다.

놀이터와 집만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던 일상에서 벗어나 혼자 지하철을 타고 가는 것만으로도 여행하는 기분이 나서 토요일이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아르바이트지만 자유로운 몸이 되는 오늘이 너무 좋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패션을 유심히 보기도 하고 특이한 가방이나 소품을 눈여겨보며 아이디어를 얻기도 합니다. 정리되지 않았던 앞으로의 계획도 걷다 보면, 헤매다 보면 하나씩 힌트를 얻어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언제나 길은 있게 마련이고 하나씩 찾아가다 보면 결국은 우리가 원하는 꽃을 피워내게 될 것입니다. 그때까지 우리에게 필요한 건 스스로에 대해 친절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괜찮다고 나에게 말해주는 첫 번째 사람은 언제나 자기 자신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 우리는 햇살 속에 환하게 웃으며 지치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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