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특별함

by 이혜연
일상의 특별함

어젯밤엔 아이들을 데리고 석촌호수에 다녀왔습니다. 아이들과 밤에 외출을 잘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 얼굴엔 웃음이 가득이었습니다. 얼굴보다 더 큰 솜사탕을 사서 함께 나눠먹으며 만개한 벚꽃터널을 지나는 일이 특별하게 느껴졌는지 잠을 자면서도 너무 재밌었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렇게 뜻깊은 벚꽃잔치를 하고 오늘은 모임이 있어 혼자 인사동에 다녀왔습니다.


2년 전 처음으로 핸드폰으로 그림 그리는 것을 배운 '폰티콘'의 수장이신 토부님이 호주에서 잠시 한국에 들어왔기 때문이었죠. 울산, 경북 칠곡, 인천 등등 전국 각지에서 30여분이 모여 맛있는 점심과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각자 사는 곳과 하는 일이 다르지만 그림이라는 공통된 관심사가 있기에 가능했던 모임이었던 것 같습니다. 모임을 끝내고 바로 집으로 가려다가 발길을 돌려 인사동을 혼자 돌아다니며 가방도 구경하고 예전과 달라진 가게의 풍경들도 살펴보았습니다. 작가들이 직접 자신의 그림과 굿즈들을 파는 곳이 새로 생겨서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이곳저곳 평소에 자주 못 오던 곳들을 돌아보니 오래간만에 좋은 자극을 받은 하루였습니다.


신사임당으로 유명했던 주언규 pd 님이 그러더군요. 인생에서 나만 안 되는 것 같고 나만 더딘 것 같아서 의기소침해질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걸어가다 보면 어느 평범한 날에 한꺼번에 행운이 터지는 날이 온다고요. 봄꽃들이 어제와 다르게 오늘 갑자기 일제히 팝콘처럼 터지며 꽃동산을 이룬 것처럼,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도 특별함이 숨어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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