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by 이혜연
일요일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딱 좋은 봄이 왔습니다.

눈길이 머무는 곳마다 꽃이 화사하게 피어나고 가벼운 옷차림도 충분할 만큼

햇살이 따스해졌습니다.

오늘은 두 똥그리들을 데리고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자전거를 타고 봄풍경을 만끽했습니다. 첫째는 혼자서 아침 11시부터 밤 9시까지 장장 10시간 동안 자전거를 탔습니다. 조심스러운 성격답게 자전거 운전도 안전거리 유지하며 잘 탔고 중간중간 쉬면서 한강 라면도 먹고 놀이터에서 놀기도 하며 즐거운 여행을 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석양도 보고 불빛이 아름다운 한강의 야경을 넷이서 감상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며 부쩍부쩍 성장한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는데 요즘이 그런 시기인 것 같습니다. 집에서 여의도까지 총 44km를 왕복하는 일이 가능할까 했는데 자기 자전거를 타고 끝까지 완주해 내는 모습에서 기쁨과 함께 벌써 이만큼 성장했나 싶은 감격스러운 마음, 그리고 왠지 모를 아쉬움까지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습니다.


한강에서 바라본 석양


44km를 완주하며 자전거 타는 예의도 배우고 한강의 아름다움도 새삼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 먼 길을 자전거로 여행해 보며 더 먼 곳도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강의 야경

월요일과 맞닿아있는 일요일 밤은 자고 나면 다시 새로운 한 주를 살아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절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을 충분히 즐겼다면 내일이 오는 것도 조금은 덜 두렵지 않을까요?

절규하고 싶은 밤이 아니라 다시 내일이 온다는 환희를 가지고 잠드는 일요일 밤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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