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농장을 하며 하늘의 기운을 더 많이 살피게 되었습니다. 멀리 자식을 홀로 떼어놓은 듯 마음이 자꾸 그쪽을 향하게 됩니다. 엊그제 뿌려놓은 퇴비가 너무 많다는 주변의 우려 섞인 조언들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고 가슴 졸이고 있었는데 때 아니게 4월의 날씨가 초여름처럼 뜨거워졌습니다. 서둘러 아이들과 농장으로 가보니 다행히 주변 어른들의 걱정처럼 타거나 녹아버리지 않고 튼실하게 잘 크고 있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에 밭을 한번 갈아서 퇴비를 흙과 섞어주고 풀도 뽑아주고 물도 흠뻑 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나니 비로소 이웃 밭들의 작물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 막 싹이 돋아난 우리 밭과 다르게 다른 밭들은 벌써 상추가 포기를 이루기도 했고 시금치도 튼실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모두 때가 있다곤 해도 당장 비교되는 성장속도에 괜히 조바심이 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때가 되면 뿌린 대로 거두게 되는 건 모두 같아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나와 다른 속도로 커가는 그 모든 것들을 시기질투하며 스스로를 자책한다면 갑자기 뜨거워진 햇살도 원망이 될 테고 비가 내리지 않는 날들의 갈증은 더 심해질 거라 생각합니다. 그저 내가 뿌린 것들이 가끔씩 들여다보는 무심한 발걸음을 원망하지 않고 하늘의 뜻을 매일 살피며 마음을 쓰는 주인의 사랑으로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주길 기도합니다.